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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독서코칭│④ 육군 제8기동사단 진호대대] "코로나 우울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
  • 작성자. 캠프리딩
  • 등록일. 2021.01.18
  • 조회수. 234

함께 시를 짓고 응원하는 시간 … 비대면 "물리적 한계 벗어나 방역 우수"


 

군에서의 독서 열기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여전히 뜨겁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2020년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의 대표 프로그램인 병영 독서코칭은 300개 부대가 참여하고 있으며 오는 2월 28일까지 총 1800회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독서코칭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해 진행된다.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경우, 정부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물론이다. 내일신문은 병영 독서코칭이 진행되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현장에서 군 장병들의 열띤 독서 현장을 생생히 전달한다. <편집자주>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갔다./ 화장실에 다녀오니/ 배가 고프다./ 배가 고픈 것보다/ 아픈 게 컸던 것인지 (중략) 아픔은/ 날 생각에 잠기게 한다."('복통', 김수민 병장)

5일 오전 9시 30분, 육군 제8기동사단 진호대대 병사 30여명은 줌(zoom)을 통해 진행한 온라인 독서코칭에 참여해 시를 읽고 시를 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병사들은 직접 창작한 시를 읽고 서로 위로와 응원을 건네는 따뜻한 2시간을 보냈다. 추운 겨울, 군 생활의 어려움을 잠시나마 잊기에 충분해 보였다. 이날 병사들의 독서코칭은 정지혜 독서코칭 강사가 진행했다. 취재기자 역시 줌을 통해 온라인으로 취재했다.

육군 제8기동사단 진호대대 병사들이 온라인 독서코칭에 참여한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육군 제8기동사단 진호대대 제공


병사들은 생활관에 3~4명이 모여, 혹은 개별적으로 독서코칭에 참여했다. 병사들은 서로의 얼굴은 볼 수 없고 목소리만 나눌 수 있었지만 정 강사의 코칭으로 적극적이고 활발한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시란 마음으로 느끼는 것" = 이날 코칭도서는 손 미 시인의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였다. "사람이 죽었는데 계속 사람이어도 될까.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라고 묻는 사람이어도 될까. 사람이 죽었는데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나무 문을 두드리는 울음을 모른 척해도 될까."(시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중) 손 시인의 작품은 자칫 어려울 수 있었지만 정 강사는 "시란 마음으로 느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시는 머리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일이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하지 않아도 좋다"고 설명했다. 정 강사와 병사들은 '나도 그래' 게임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독서코칭에 빠져들었다.

이어 정 강사는 다양한 시를 준비해 '시 안에 들어갈 단어를 맞히는 게임'을 진행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00 그렇다'('풀꽃', 나태주)는 시가 화면에 뜨자 병사들은 '너도'라고 채팅창에 즉각적으로 답했다. 일상을 노래하는 하상욱 시인이나 글씨를 이제 갓 배운 할머니 시인들의 시를 읽으며 '시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육군 제8기동사단 진호대대 병사들이 온라인 독서코칭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육군 제8기동사단 진호대대 제공


◆"우리는 모두 오뚝이" = 이날 독서코칭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직접 시를 지어보는 시간. 30여분 동안 병사들은 각자 일상을 돌아보며 시를 적어냈다. 병사들이 가장 많이 노래한 것은 '눈'. 눈이 오면 치워야 하기에 사회에서 눈을 볼 때와 다른 마음으로 눈을 대하게 된 상황을 흥미롭게 표현한 시들이 많았다. "널 좋아했는데/ 지금은 네가 전혀 반갑지 않아./ 그래도 여길 나가면/ 네가 다시 좋아지겠지?"('눈', 최형욱 상병) "하늘에서/ 축복이 내려온다./ 새하얀 풍경/ 분주한 발놀림/ 많은 사람들의 탄식/ 온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아./ 하지만 우리는 극복해낸다./ 내일이 오면/ 또 하늘에서/ 축복이 내린다."('제설', 백찬울 병장)

군 생활과 인생에 대해 노래한 시들도 의미 있었다. "너는 헤맨다./ 여기에서/ 너는 혼난다./ 나에게서/ 나는 보인다./ 너에게서/ 너의 과오는/ 과거의 나의 것이었다."('굴레', 한상호 병장)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등병의 전역/ 마음만은 병장인데/ 아직 남은 1년 4개월/ 오늘의 하루를 마치기 위해/ 나는 또 침낭에 들어간다."('마음만은 병장', 임종궁 이병) "우리는 모두 오뚝이다./ 거센 비바람이 휘몰아쳐도/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중략) 다시 중심을 잡고/ 꿋꿋이 버텨나간다./ 인생도 그렇다."('오뚝이', 김현겸 일병)

정 강사는 병사들의 시를 들으며 따뜻하게 응원을 보냈다. 그는 "마음으로 쓴 시들이라는 게 느껴진다"면서 "시를 느끼고 쓰면서 마음이 풍요로워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치고 짜증나는 마음으로 군 생활을 하기보다는 추운 겨울, 시와 좋은 글을 읽으면서 사유를 넓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병사들은 이날 '5자 소감'을 말하며 독서코칭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감동적이다" "보람찹니다" "소통과공감" "선생님최고" 등을 외쳤다.

◆"실시간 소통에 병사들, 적극 참여" = 병사들은 독서코칭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김수민 병장은 "한번에 이해가 되지 않는 시를 곱씹고 읽어 보면서 시인의 가치관과 삶, 죽음, 사랑 등의 주제를 대입해 보는 등 새로운 재미를 느꼈다"면서 "평소에는 접하지 않던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고 다른 사람과 공유할 점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책의 내용이 내면화된다"고 말했다. 병사들은 비대면 독서코칭의 장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현기 일병은 "물리적 한계를 벗어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고 위생과 방역 면에서 우수하다"고 말했다. 이승호 일병은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과 한자리에 모여 소통할 수 있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대에서도 독서코칭을 긍정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창수 대대장(중령)은 "코로나19로 인해 몸은 비록 자유롭게 다니지 못하지만 비대면 독서코칭을 통해 병사들이 간접경험을 하고 사고를 넓힐 수 있어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독서코칭을 담당하는 윤채용 중위는 "병사들이 강사의 질문에 점점 더 많이 답변하는 것을 보면서 책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독서코칭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줌을 사용해 적극적으로 병사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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